서울 촌년의 당일치기 부산 여행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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항상 부산에 대한 로망이 있었음. 부산 갬성, 사투리, 바다, 국밥, 겁나 멋진 빌딩들과 맛집이 가득한 낭만 도시. 그런데 막상 여행을 가자니 너무 멀어서 가본 적은 없음. 갑자기 며칠 전 불교박람회에 가고 싶단 생각이 들어 뒤져보니 부산에서 열림. 며칠 다녀올 시간은 안 돼서 당일로 ktx 끊음. 태어나서 2번째로 ktx 타봄. 운전해서 갈까도 잠깐 생각했는데 부산 운전에 대한 괴담 + 도로 사진 보고 포기. 나 따위는 갔다가 뼈도 못 추리는 야만 넘치는 지역 같았음. 대전역부터 설렘 폭발! 영화 부산행에서는 대전에서 다 죽음. 그 노선을 내가 타다니! 부산 도착. 역 겁나 삐까번쩍함. 와 부싼 클라스 쥑이네 하며 혼자 좋아함. 도시철도라고 써져서 지하철인줄 모르고 어버버하면서 빙글빙글 돌다 metro라고 써진 걸 보고 지하철인줄 앎.(해외생활 오래함.) 지하철에서 사투리를 듣고 싶었으나 다 서울말 씀. 안내방송도 서울말로 나옴. 일본인들이 본토의 시바루 듣고 왜들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함. 서면역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유투브에서 서면역이 유명하다는 걸 본 기억이 남. 일단 부산 돼지 국밥 한 그릇 때리러 내림. 7번 출구 내리니 서면 시장가는 길이 보임. 내려서 가니 국밥집이 쫙 있음. 제일 사람 많은데로 감. 평일 낮에 사람 많은 곳을 들어가니 현지인이 추천한 찐 로컬 맛집 같아 기대감 급 상승함. 들어갔더니 직원이 어서오세요 함. 실망함. 부산말은 막 어서오이소 이런거 아닌가? 국밥 나옴. 겁나 찐한 국밥 기대했는데 그냥 돼지고기에 따뜻한 물 말은 것 같은 밍밍한 국밥 나옴. 진하지도 않고 펄펄 끓지도 않는 국밥에 2차 실망. 영화에 나오는 부산 양아치 같은 사람이라도 보길 기대했으나 술 취한 아저씨도, 양아치도 없어서 3차 실망. 다시 지하철 탐. 영화에 나오는 화장 찐하게 한 겁나 기 쎄보이는 경상도 아줌마 같은 사람 보기를 기대함. 설 지하철에서는 그런 사람들 봤는데 부산에서는 못 봄. 바다도 안 가는지 전체적으로 다들 하얗고 순둥순둥 생김. 서울 동묘같은 데가 훨씬 재밌게 생긴 사람들 많음. 난 벡스코 가야하는데 카카오맵이 벡스코 전 역인 쎈텀역에서 내리라고 함. 갑자기 멘붕옴. 걍 안내림. 벡스코 역에서 내림. 유투브에서 보던 해운대 앞 겁나 멋있는 빌딩들 기대함. 걍 높은 아파트만 몇 개 있고 안 보임. (사진 유) 멋있는 건물들은 해운대 앞만 있나 봄. 불교박람회 감. 여전히 기대했지만 사투리 못 들음. 전체적으로 시끄럽긴 한데 다들 조용조용하게 얘기해서 잘 안 들림. 영화나 유투브에서는 뭔가 무례가 판을 치는 낭만도시 같았는데 서울 사람들보다 매너가 더 좋음. 실망함. 해운대를 들려볼까 하다가 덥고 서울하고 다른 것도 없는 것 같아서 기차 시간 앞으로 땡기고 다시 부산역 감. 다시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찐텐 사투리 기대하며 노약자석 앞에 서있었음. 대중교통을 이용한지 오래긴 하지만 서울 지하철 노약자분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 큰 소리로 수다 잘 떨던데 여긴 조용함. 한 할아버지가 좀 크게 전화받아 기대했지만 서울말 씀. 실망함. 부산 사람들은 친구랑 얘기하면 싸우는 것 같다더니 사투리는 쓰지도 않고 서울보다 더 조용함. 너무 빈손으로 집에 가는 것 같아 서면역에 다시 내림. 밀면 포장 물어보니까 금방 먹을거 아니면 녹아서 포장하지 말라함. 그래서 만두하고 꽈배기 삼. 계산하는 분이 부산억양으로 서울말 함. 이 정도는 서울에서도 가끔 들음.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이 약간 부산 억양으로 얘기함. 근데 언니야 이게 아니라 그냥 언니라고 함. 실망함. 그래도 가보고 싶던 부산 가봐서 기분은 좋음!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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