박병호의 9회 홈런에 팀 동료들이 흘린 눈물, 그 의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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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송중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-03 댓글0건관련링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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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넥센 박병호는 2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 동점 투런을 터뜨렸다. ⓒ곽혜미 기자
[스포티비뉴스=고유라 기자]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5차전.
중계 카메라는 연장 10회 한동민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눈물을 흘리던 신재영과 그를 위로하는 팀 동료들을 비췄다. 각종 사건사고, 줄부상에 고전하던 시즌을 지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, 플레이오프까지 진격한 넥센이었기에 아쉬움의 눈물은 많은 선수들에게서 흘러내렸다.
그러나 넥센 선수들의 눈은 이미 9회부터 충혈돼 있었다. 7-9로 추격한 9회 2사 2루에서 박병호가 신재웅을 상대로 우중간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을 때 넥센 더그아웃은 환호를 넘어 눈물 섞인 괴성에 가까운 소리들이 가득했다. 박병호와 서건창 등 많은 선수들이 눈시울을 붉혔고 패배를 직감하고 있던 넥센 프런트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.
맞는 순간 눈물이 날 만큼 선수들이 바라고 바랐던 박병호의 홈런이었다. 넥센은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분위기가 달아올랐지만 중심 타자 박병호만큼은 그러지 못했다. 홈런을 치기 전까지 박병호의 플레이오프 타율은 18타수 2안타에 그쳤다. 올 시즌 팀에 복귀한 뒤 그라운드 안팎으로 노력했던 박병호였기에 그를 보는 선수단의 안타까움도 컸다.
"오늘 져도 좋으니 이 타석에서 박병호가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"던 선수단의 바람처럼 박병호는 그림 같은, 혹은 드라마 같은 동점 홈런포를 터뜨리고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 버렸다.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 2안타 부진에 허덕이다 5차전에서 0-3으로 뒤진 9회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중월 동점 스리런을 터뜨린 모습이 데자뷔처럼 나타났다.
2013년과 달리 올해가 더 의미 있는 이유도 눈물 때문이다. 당시 넥센 선수단은 펄쩍 뛰며 좋아하긴 했지만 눈물을 보인 선수는 없었다. 창단 첫 가을 야구에 그저 설던 2013년과 달리, 다 함께 고생하며 깊어진 '전우애'가 선수들의 눈물샘을 건드렸다. 넥센 선수단은 함께 본 슬픈 결말의 드라마 한 편에 다 같이 울보가 돼 버리고 말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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